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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과학

넛지(Nudge) 뜻과 예시: 당신이 모르는 사이, 당신의 행동은 이미 설계되고 있다

넛지와 선택설계는 뭐가 다를까? 빵집 진열, 유튜브 자동재생, 배달앱 추천 표시까지. 일상 속 넛지 예시로 내 선택이 어떻게 설계되는지 보고, 내 생활의 배치를 바꿔보는 법

JAE Dokgo6분 읽기

넛지(Nudge) 뜻과 예시: 당신이 모르는 사이, 당신의 행동은 이미 설계되고 있다

넛지(Nudge) 뜻과 예시: 당신이 모르는 사이, 당신의 행동은 이미 설계되고 있다

아내와 저는 서울 강동구에서 10년 가까이 빵집을 운영해왔습니다.

빵집을 하다 보면 빵을 어디에 놓을지 꽤 오래 고민하게 됩니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무엇이 먼저 눈에 들어올지, 원하는 빵을 찾으러 어디까지 걸어오게 될지.

우리 매장은 식빵을 안쪽 선반에 둡니다.

식빵을 사러 오는 손님은 살 게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손님이 안쪽까지 걸어 들어오는 동안, 다른 빵들도 자연스럽게 보게 되면서 추가적인 판매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케이크 쇼케이스도 안쪽에 있습니다.

케이크를 사러 온 손님은 어디에 있든 찾아오니까요.\

이 배치로 매출이 몇 퍼센트 늘었다고 숫자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10년 동안 손님이 뭘 사러 오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면서 빵과 제품들의 진열을 바꿔온 경험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선택설계' 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바로 우리 빵집이 떠올랐습니다.

무엇을 먼저 보여주고, 어디에 놓고, 얼마나 쉽게 찾게 하느냐.

환경 조건을 다르게 하면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지고 비지니스 결과도 다를 수 있게 됩니다.

1. 넛지와 선택설계, 뭐가 다를까?

넛지(nudge)는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의 책 《넛지》로 널리 알려진 말입니다.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른다'는 뜻이에요. 선택지를 빼앗거나 돈으로 상벌을 주지 않고, 선택하는 환경을 살짝 바꿔서 행동을 이끄는 방법입니다.[1]

예를 들어 구내식당에서 과일을 눈에 잘 띄고 집기 쉬운 곳으로 옮기는 건 넛지입니다. 반면 과자를 아예 못 팔게 하는 건 넛지가 아닙니다. 앞의 것은 선택은 그대로 두고 배치만 바꾼 거고, 뒤의 것은 선택 자체를 막은 거니까요.

선택설계(choice architecture)는 이보다 넓은 말입니다. 사람들이 선택하는 환경 전체를 어떻게 짜느냐를 말해요. 어떤 순서로 보여줄지, 기본값을 뭘로 둘지, 어떤 피드백을 줄지까지 모두 포함됩니다.[2]

그렇게 보면 우리 빵집 진열도 일종의 선택설계입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가게에 도움이 되는 배치가 꼭 손님에게도 좋은 넛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손님이 찾던 빵을 쉽게 사게 돕는 건지, 계획에 없던 빵을 하나 더 사게 만드는 건지는 따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2. 다음 영상은 내가 누르기도 전에 시작된다

화면 속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유튜브는 자동재생이 켜져 있으면 영상이 끝나자마자 다음 영상이 이어서 나옵니다. 물론 설정을 끄거나 재생을 취소할 수는 있습니다.[3]

기능 자체는 단순합니다. 그런데 '보려면 눌러야 하는 것'과 **'멈추려면 눌러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선택설계의 눈으로 보면, 핵심은 이 질문입니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배달앱의 '인기'나 '추천' 표시도 비슷합니다. '인기'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골랐다는 느낌을 주고, '추천'은 누군가 골라줬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그게 실제 주문량인지, 광고인지, 누군가 직접 고른 건지에 따라 의미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해보는 게 쓸모 있다고 봅니다. 뭔가를 고르는 그 순간, 내 앞에 어떤 정보가, 어떤 순서로 놓여 있는지 한 번만 살펴보는 겁니다.

3. 공간을 설계하던 일이 앱을 만드는 일로 이어졌다

저는 공간설계를 전공했고, 10년 가까이 그 일을 했습니다.

공간을 설계할 때는 늘 이런 걸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어디로 들어오는지, 무엇을 먼저 보는지, 어디에서 멈추는지. 같은 물건이라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사람이 만나는 순서가 달라집니다.

앱을 만들면서도 똑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첫 화면에 무엇을 보여줄까? 기록 하나 남기는 데 몇 번을 눌러야 할까? 지난 기록이 보고 싶을 때 쉽게 찾을 수 있을까?

화면은 작지만, 사람이 무언가를 보고 다음 행동을 고른다는 점에서는 빵집이나 건물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아보해빗을 만들 때 제가 바란 건 하나였습니다. 내 행동을 적고, 다시 돌아보기 편한 공간.

4. 모아보해빗에서 해보고 있는 것

모아보해빗에는 짧은 습관일기, 달력과 점으로 보는 기록, 그리고 AI 코치 AVO의 코멘트가 있습니다.

각 기능을 만들면서 제가 기대한 역할은 이렇습니다.

기능만들면서 기대한 역할
짧은 습관일기길게 써야 한다는 부담 없이, 한 일과 그때 상황을 같이 남기기
달력과 점언제 했는지 한눈에 보고, 지난 기록을 다시 열어보기
AVO의 코멘트혼자 적고 끝내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해볼 계기 만들기

물론 이건 만든 사람의 기대입니다. 실제로 누구에게 어떤 기능이 도움이 되는지는 사용자분들의 경험을 보면서 계속 배우는 중입니다.

저에게는 달력에 점이 쌓이는 게 내일도 기록하고 싶게 만드는 힘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에게는 같은 점이 숙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연속 기록이 동기가 되는 사람도 있고, 한 번 끊기면 오히려 손을 놓게 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알림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정한 시간에 필요한 걸 알려주면 고마운 도움이지만, 너무 자주 오거나 엉뚱한 때 오면 귀찮은 소리가 됩니다.

그래서 앱을 만들면서 제가 계속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앱이 사용자가 원래 하려던 일을 돕고 있는가?"

사람들이 앱을 더 자주 연다고 해서,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는 없습니다.

5. 내 생활에서도 배치 하나를 바꿔볼 수 있다

이 생각은 집이나 책상에도 그대로 써볼 수 있습니다.

의욕이 생기기를 기다리는 대신, 시작하기 번거로운 부분부터 바꿔보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하고 싶은 일바꿔볼 배치며칠 뒤 확인할 것
저녁에 책 읽기읽을 책을 평소 앉는 자리 옆에 두기책을 더 쉽게 집어 들었나?
아침운동 하기전날 밤 운동복과 신발을 꺼내두기아침 준비가 덜 번거로웠나?
영상은 보고 싶은 만큼만유튜브 자동재생 끄기영상이 끝났을 때 계속 볼지 한 번 더 생각했나?
퇴근 후 창업 준비책상 위에 다음 할 일 하나 적어두기앉자마자 뭘 할지 덜 헤맸나?

한꺼번에 다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만 바꾸고 며칠 지내보세요.

그리고 짧게 남겨보세요.

"책을 옆에 뒀는데, 오늘도 휴대폰을 먼저 집었다."

이런 기록도 괜찮습니다. 배치 하나로는 안 된다는 걸 알았으니, 다음엔 뭘 더 바꿀지 생각하면 됩니다.

"운동복을 꺼내두니 아침 준비가 편했다."

이 정도면 그 배치를 계속 유지할 이유가 생긴 거고요.

6. 오늘 한 일 옆에, 그때의 환경도 적어보세요

빵을 진열할 때도, 공간이나 앱을 설계할 때도 저는 결국 같은 걸 봅니다. 사람이 움직이는 순간, 그 주변에 무엇이 있었는지. 무엇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어디서 번거로웠고, 어떤 선택이 제일 쉬웠는지.

습관일기에도 이걸 조금만 더 남겨보세요.

"오늘 책을 읽었다" 옆에 **"책을 식탁에 뒀더니 저녁 먹고 바로 펼쳤다"**를 적는 겁니다. 그러면 무엇을 했는지와 함께, 그 행동을 가능하게 한 환경도 같이 남습니다.

모아보해빗은 이런 기록을 짧게 남기고 다시 돌아볼 수 있게 제가 직접 만든 AI 습관일기입니다. 물론 종이 노트나 메모 앱으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오늘 바꿔보고 싶은 배치 하나를 골라보세요. 그리고 내 행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 줄 남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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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Richard H. Thaler & Cass R. Sunstein, Nudge (2008). 정의 참고: OECD, The BASIC Toolkit.
  2. Richard H. Thaler, Cass R. Sunstein & John P. Balz, Choice Architecture. Harvard Law School 서지·초록.
  3. YouTube Help, Autoplay 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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